취미/음식 집에서 사과술(애플 사이다/시드르)을 만들어보자!!1편(사과주스 발효) - 생활주부 깔끔이
기타 잡지식 / / 2020. 6. 15. 22:49

취미/음식 집에서 사과술(애플 사이다/시드르)을 만들어보자!!1편(사과주스 발효)

요즘 술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자가 양조에도 관심이 많아지신 것 같습니다. 막걸리나 맥주, 와인, 위스키 등을 집에서 만들어보시려는 분들이 많으시죠~

 

저도 맥주 양조에 관심이 많아 수수보리 아카데미에서 수업도 들었고 reddit/homebrewtalk 등 다양한 곳에서 정보도 얻고 있습니다만 20L 양조에 대한 부담감이나 당화/호핑 과정에서 생기는 시간 및 노동력 소모로 인해 현재는 집에서 애플 사이다를 주로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탄산화를 빼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게 과실주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집값이 비싼 환경에서 최소 사이즈의 도구들만을 사용해서 양조하기에는 애플 사이다가 정말 편하더라구요~ 한번 썰을 풀어보겟습니다!

1편은 발효 시작 까지, 2편은 발효 이후의 cold crashing 및 탄산화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1. 왜 사이다가 만만한가?

아래 그림은 막걸리 및 청주를 만드는 과정, 맥주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와인을 만드는 과정을 비교한 것입니다.

술은 효모가 당을 알코올로 분해시켜 만드는 것입니다. 근데 곡물은 전분의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당화(Saccharification)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청주는 누룩이라는 효소가 당화를 도와주며 당화와 발효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다만 쌀알 만으로는 당화가 일어나지 않아 밥을 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맥주의 경우에는 몰트(싹을 틔운 보리)를 사용합니다. 싹에 전분 분해 효소가 있기 때문에 몰트를 분쇄하고 뜨거운 물에 담구어 당화를 합니다. 통상적으로 홉을 넣게 되면 당화된 맥즙(wort)를 다시 끓여서 홉을 시간에 맞춰 넣어주고 그 다음 온도를 다시 낮추고 효모를 넣어 발효를 하게 되죠.

포도나 사과와 같은 쥬스는? 포도당이나 과당 같은 당류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당화가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효모를 넣으면 됩니다!!

출처: https://www.tengusake.com/sake-guide/how-sake-is-made/
(출처가 사케 관련 사이트라 청주 관련 내용이 일본 용어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 주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멸균이 된 상태로 플라스틱 통에 들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당을 좋아하는 세균은 아주 많기 때문에 술을 만들 때에는 적절한 살균 또는 멸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살균과 멸균의 차이: http://blog.daum.net/nibabu0130/33 

다만 첨가제가 들어간 주스는 적당하지 않으며 농축액을 희석 시켜 만든 주스보다도 100% 원액 주스를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사과주스를 사용하는데 효모까지 해서 3.78l 한병을 술로 바꾸는데 만원 내외로 돈이 들어갑니다. 4캔 만원보다 저렴하죠??

 

2. 발효조 선택 

발효조는 2가지 역할을 합니다. 

i.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여 효모 번식에 유익한 환경 조성(산소/오염 물질 차단)

ii. 효모에 의해 발생된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에 에어락이나 압력 밸브 등 바깥 방향으로만 공기가 통하는 용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플라스틱병+에어락(http://item.gmarket.co.kr/DetailView/Item.asp?goodscode=665345351&GoodsSale=Y&jaehuid=200001169&NaPm=ct%3Djqripci0%7Cci%3Df5ddb7f1f4f19ea8043b3be664fb70c3b56ca9e9%7Ctr%3Dslsl%7Csn%3D24%7Chk%3D65732300575e700fe5be776e4a0a5934c8cd8aa3Gmarket )

보르미올리 유리병(https://search.shopping.naver.com/search/all.nhn?query=%EB%B3%B4%EB%A5%B4%EB%AF%B8%EC%98%AC%EB%A6%AC+%EC%97%90%EC%96%B4%EB%9D%BD&cat_id=&frm=NVSHATC )

락앤락 숨쉬는 유리용기(https://search.shopping.naver.com/search/all.nhn?query=%EB%9D%BD%EC%95%A4%EB%9D%BD+%EC%88%A8%EC%89%AC%EB%8A%94+%EC%9C%A0%EB%A6%AC%EC%9A%A9%EA%B8%B0&cat_id=&frm=NVSHATC )

락앤락 숨쉬는 김치통(https://search.shopping.naver.com/search/all.nhn?query=%EB%9D%BD%EC%95%A4%EB%9D%BD+%EA%B9%80%EC%B9%98%ED%86%B5+%ED%95%B8%EB%93%A4+%EC%88%A8%EC%89%AC%EB%8A%94%EA%B9%80%EC%B9%98%ED%86%B5&cat_id=&frm=NVSHATC )

 

이런 저런 방법을 써 본 결과 제일 편하고 안전한 방식은 주스 병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용기가 잘 세척되고 살균되지 않으면 술에 다른 세균이 번식하여 이취가 나거나 독성이 생길 수 있구요, 플라스틱 용기는 수세미 때문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고 거기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스트코 100% 사과주스를 사용하구요,  발효 초반에 거품이 많이 발생하니 주스를 조금 빼주고 뚜껑을 살짝 열어둡니다. 아무런 저항이 없이 돌아갈 때까지 풉니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 뚜껑이 살짝 들리면서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게요.

초기 오염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나 발효가 시작되면 이산화탄소가 계속 양압을 발생시켜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병 뚜껑에 구멍울 뚫어 에어락을 설치해서 사용했습니다. 왼쪽은 발효 전, 오른쪽은 발효 중입니다. 에어락에는 물을 넣어두었는데 거품이 넘쳐서 주스가 에어락까지 흘러 넘쳤네요.

 

이제는 그냥 이렇게 씁니다. 주스 4병씩 배송시켜서 4병에서 별도 발효조(주스 병 아래에 있는 숨쉬는 김치통)에 주스를 조금씩 따라내고 발효 시작!

 

3. 효모 선택 

효모는 종류에 따라 상이한 온도 범위와 알콜 내성, 발효 속도 등을 가지며 거품 형성과 풍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 입문하기 가장 무난한 효모는 Lalvin 사의 EC-1118 효모입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효모의 사양을 살펴보겠습니다(출처: https://www.lallemandbrewing.com/en/united-states/product-details/lalvin-ec-1118/ )

발효 온도: 10도-30도 사이(optimal: 15-25도 사이) -> 온도 변화가 극심한 국내 환경에 적합합니다. 

알콜 내성: 18% -> 효모가 사멸하는 알콜 농도입니다. 반대로 잔당을 거의 남기지 않고 죄다 발효시켜버리는 특성으로 유명합니다.

발효 속도: 다양한 pH 조건에서 아주 빠름 -> 신속하게 발효가 되어 다른 세균들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초기 오염에 강합니다.

산소 요구치: 낮음 -> 발효 전에 액체에 산소가 주입되도록 흔들어주거나 산소 주입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런 걱정이 별로 없습니다.

 

효모에 따라 미묘한 풍미나 당도 등의 특성을 가지니 실험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으실거에요~

 

(영어)다양한 효모로 실험을 한 thread: https://www.homebrewtalk.com/forum/threads/results-from-juice-yeast-and-sugar-experiments.83060/?fbclid=IwAR3bbh5WmPoijM6sCfA6T3gnF7POZfZUqyfImioqOZij3DUmkQ16iEo5NsE 

 

4. 기타 준비물

4.1. 스타산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노린스 살균제입니다. 인체에 무해하며 1리터에 1-2ml 희석하여 발효조나 케그, 맥주 병 등에 넣어 몇분만 놔두면 살균이 됩니다. 주의하실 점은 살균한 뒤 물에 헹구면 살균한 보람이 없이 다시 세균에 오염이 됩니다. 스타산으로 살균하거나 고온으로 멸균을 한 뒤 외부 공기를 차단시킨 공간 외에 모든 것은 세균덩어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때문에 몸에서 먼지가 떨어지는 것 만으로 술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뚜껑 여는 손, 효모 봉지 자르는 가위 등 주스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모든 것을 스타산 희석엑에 담궜다 꺼내세요!

 

4.2. 굴절식 당도 측정기

 

주스의 당도를 BRIX를 측정해주는 물건입니다. 발효 전후의 BRIX를 계산하여 사이다의 알콜 도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굴절계 왼쪽 부분에 주스를 몇방울 떨어트린 뒤 오른쪽 아이컵을 통해 바라보면 왼쪽 위의 원과 같이 파랑/흰색의 경계 선이 나오는데 이 선에 있는 숫자를 읽으면 됩니다.

맥주 만들 때에는 비중계를 많이 사용하는데 비중계는 측정에 100-200ml의 아까운 액체를 희생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양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 https://search.shopping.naver.com/search/all_search.nhn?query=%EB%8B%B9%EB%8F%84+%EC%B8%A1%EC%A0%95%EA%B8%B0&cat_id=&frm=NVSHSRC&nlu=true 

 

4.3. Thermometer Strip

접촉한 물체의 온도를 색 변화로 알려주는 스트립입니다. 발효조에 붙여놓으면 요긴하게 쓰입니다.

https://www.aliexpress.com/item/33051205110.html?storeId=1649021&spm=2114.12010615.8148356.1.2f2d5bccVyAhMhAliExpress

 

 

5. 발효 과정

5.1. (발효조 사용 시)발효조 준비 및 주스 투입

1. 발효조를 따듯한 물로 깨끗이 씻습니다. 플라스틱 발효조의 경우 최대한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해 세척합니다. 

2. 스타산을 몇방울 놓고 물을 채운뒤 뚜껑을 닫아 내부가 잘 살균될 수 있도록 병을 흔들어줍니다.

3. 1-2분이 지난 뒤 액체를 다른 용기로 옮깁니다. (여러번 재사용 가능)

4. 주스를 옮겨 담습니다. 주스 병에 먼지가 가득하니 좀 닦고 나서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5.2. 효모 투입

0. 주스의 초기 당도를 측정합니다. 스포이드 사용시 스포이드도 소독해야 합니다. 초기 당도를 모르면 알콜 도수를 알기 힘듭니다.

1. 스타산에 손과 가위, 효모 봉지를 소독합니다.

2. 가위로 효모 봉지를 자른 후 주스 통이나 발효조에 효모를 투입합니다. 1 티스푼정도 만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사이다는 효모취를 즐기는 술이기 때문에, 그리고 오염에 강하도록 한봉지를 다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3. 내부 산소가 주스 속에 섞일 수 있도록 병을 흔들어줍니다. 

4. 햇빛을 피해 적당한 온도(22-24도)에서 보관합니다. 발효 초기에 거품이 많이 발생해서 흘러 넘칠 수 있으니 처음에는 바닥에 쟁반이나 코스트코 백, 비닐 봉지 등으로 홍수 대책을 반드시 수립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C-1118 효모는 30도 까지도 그냥 내비둬도 알아서 잘 큽니다. 더 올라가면 효모가 죽을 수 있습니다.

5. (에어락 사용 시)에어락에 물이나 스타산 용액을 매뉴얼대로 적당량 넣어 줍니다.

 

5.3. 발효

발효는 통상적으로 7-10일이면 끝이 납니다만 깔끔한 맛을 위해서는 2주정도 놔두는 것을 사람들은 추천합니다. 효모가 다양한 이취의 원인물질을 제거한다고 하더라구요.

에어락을 설치한 경우에는 물 사이로 거품이 뽀글 뽀글 나오는 것으로 발효 과정을 관찰할 수 있구요, 그냥 주스 통에서 발효시킨 경우에는 뚜껑을 닫고 10-30분 뒤에  뚜껑을 열어 압력이 생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발효가 일어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조의 시작과 끝은 소독입니다. 소독되지 않은 이물질(예: 숫가락/손가락)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용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tutorial을 쓰려고 했으나...양조라는것이 아주 만만하지만은 않습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사족을 붙이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그 다음은 cold crashing 및 탄산화입니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따라해보시려는 분은 탄산 없는 사과술도 괜찮다! 하시는 분들만 일단 따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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