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불알과 며느리밑씻개? 이상한 꽃 이름의 아픈 역사 1 - 생활주부 깔끔이
기타 잡지식 / / 2022. 8. 17. 15:06

개불알과 며느리밑씻개? 이상한 꽃 이름의 아픈 역사 1

 

 

개불알꽃, 큰개불알꽃과 그 열매 그리고 며느리밑씻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조금 민망하지만 토속적이라 생각해 지나쳤던 이름들

민망한 이름때문에 이름을 보면서 머쓱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사실 개불알꽃의 ‘개불알’은 ‘일본 식물학의 아버지’라는 마키노 도미타로가 일제 때 붙인 일본명 ‘이누노후구리’(犬陰囊, 말 그대로 개 불알)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5월쯤 시골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며느리밑씻개’라는 풀은 작은 가시들이 촘촘히 나 있는데, 일본명 ‘마마코노시리누구이’ (継子の尻拭い) 를 옮긴 것이라 하는데요.
마마코(繼子)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尻)누구이는 볼일 본 뒤의 밑씻개를 말하는데 번역대로 하자면 "의붓자식 밑씻개"가 맞지만 번역 또한 틀린 이름입니다.

 

 

독도를 몰라 잘못 지어진 학명 

국립생물자원관에 등재되있는 섬초롱꽃

 
우리 풀꽃 이름엔 ‘섬’이 많이 들어 있는데, 섬초롱꽃과 섬장대·섬바디·섬기린초 등 모두 울릉도가 원산지 인데요.  그걸 알 수 있는 건 학명에 ‘다케시마’(takesima)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케시마(竹島)는 일본이 오늘날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독도에 붙인 이름인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풀은 독도가 아니라 울릉도산입니다.
그 이유는 1917~42년 사이에 울릉도를 왕래하면서 그 풀꽃들 학명을 지은, 그리고 한반도 고유종 식물 62%의 학명에 자신의 이름을 박아넣은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 때문입니다.
 
나카이 다케노신.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면서 nakai를 시그니처로 남겼다.
 
나카이 다케노신은 한 번도 독도에 간 적이 없는데요. 그와 동시대에 울릉도 식물채집을 했던 다른 일본 학자들도 마찬가지로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불렀고 독도에 갔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까지 일본 사람들에게 다케시마는 울릉도였고, 독도는 몰랐거나 관심 밖이었기때문에 독도가 원래 일본 땅이었다는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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